코스모스
윤동주
청초한 코스모스는
오직 하나인 나의 아가씨,
달빛이 싸늘히 추운 밤이면
옛 소녀가 못 견디게 그리워
코스모스 핀 정원으로 찾아간다.
코스모스는
귀뚜라미 울음에도 수줍어지고,
코스모스 앞에 선 나는
어렸을 적처럼 부끄러워지나니,
내 마음은 코스모스의 마음이요
코스모스의 마음은 내 마음이다
올림픽 공원에도 코스모스가 많이 피었습니다
키가 매우 커서 쓰러진 꽃이 많군요, 관리인들이
줄을 쳐서 세우느라 고생하신 모습이 보입니다
계속되는 비바람에 꺾이고 진 꽃도 많습니다
코스모스 꽃밭에서 낮은 자세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가냘픈 한송이 꽃 뒤로 수많은 꽃들이 보입니다,
분명하고 뚜렷하게 보다,
오늘은 어쩐지 이렇게 흐리게 바라보고 싶습니다
이 세상 꽃 중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꽃이 무언지 아세요?
라고 묻던 소녀도...지금은 할머니가 되었겠지요
지난번에는 배경음악으로 "코스모스 피어 있는 길"을 깔았었는데...
오늘은 Martini (1741 - 1816)사랑의 기쁨 을 들어 봅니다
코스모스는 오직 하나인 나의 아가씨....
시가 아니라도 누구나 가을이면 그리운 사람이 하나쯤 떠 오르겠지요?
이 코스모스가 지면 가을이 가고, 또 한해가 지나고, 한 살 더 먹게 되고..
누군가 이렇게 가꾸어서 해마다 코스모스를 보게 해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세상은 아름답지요
<2010.8.27.올림픽 공원에서>
사랑의 기쁨 / 나나무수구리
Martini (1741 - 1816)
Plaisir d'amour, for voice & piano (or orchestra)
사랑의 기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