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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스크랩] 봄 처녀는 왜 분홍치마를 즐겨 입을까...

웃어봐요 2012. 3. 31. 10:29

       
      
      ◀ 이영완 산업부 기자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여성의 분홍색 선호는 잘 익은 과일 골라 따던 원시女에서 비롯됐단 설 
      아주머니는 봄이 오면 순대에 통닭까지 한 상 가득 차려놓고 하숙생들을 
      불러 모았다. 하숙집의 봄맞이 잔치는 아니었다. 신학기에 하숙비를 올려
      야 하는데, 마음 약한 아주머니는 그 말을 못하고 미안한 마음에 음식을 
      준비한 것이다. 
      그러고는 먼저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라고 백설희의 '봄날
      은 간다'를 불렀다. 우리도 모른 척 돌아가며 노래를 불렀고, 다음 달이 
      되면 전달보다 얼마간 더 보탠 하숙비를 아주머니께 드렸다.
      그때부터 봄은 내게 연분홍색으로 다가왔다. 하숙집 아주머니의 노래가 
      아니더라도 예나 지금이나 봄 처녀들은 어김없이 화사한 분홍색으로 단장한다. 산부인과 의사가 "분홍색을 
      좋아하세요?"라고 말하면 태어날 아이가 딸임을 직감한다. 정말 여성들은 원래 분홍색을 좋아할까. 아니면 
      후천적으로 여성에겐 분홍색이 어울린다는 교육을 받았기 때문일까.
      지난 2007년 영국 뉴캐슬대 안야 헐버트(Hurlbert) 교수 연구진은 20~26세 남녀 208명을 대상으로 색
      (色) 선호도를 조사했다. 남녀 모두 파란색을 좋아했다. 그런데 남성들의 경우 순수한 파란색을 선택했지만, 
      여성들은 파란색 중에서도 붉은빛이 감도는 분홍색이나 연보라색을 더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동서양 모두 마찬가지였다. 연구진은 문화적 차이를 배제하기 위해 중국인 37명도 조사에 참여시켰다. 
      최근 중국 저장(浙江)대 연구진이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왔다.
      헐버트 교수는 여성이 푸른색 중에서도 붉은빛이 도는 색을 좋아하는 것을, 남성은 사냥하고 여성은 과일을 
      채집하던 원시시대의 노동 분업 때문으로 설명했다. 
      잘 익은 과일을 찾는 것이 여성의 경쟁력이 되면서 분홍색에 대한 본능적 선호가 진화했다는 것이다. 
      남녀 모두 푸른색을 좋아하게 된 것은 푸른 하늘은 곧 좋은 날씨를 의미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성의 분홍색 선호는 후천적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서구 사회에서도 오랫동안 아기에게 남녀 모두 흰옷을 입혔다고 한다. 성별(性別)로 아기 옷 색깔을 달리한
       것은 1920년대부터였다. 그때는 지금과 반대로 남자 아기에겐 분홍색을, 여자 아기에겐 파란색 옷을 입혔
      다. '여자 아기=분홍색'의 공식은 1940년대 이후 만들어졌다.
      
      
      ▲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burbuck@chosun.com
      미국 프린스턴대 연구진은 여성의 분홍색 선호는 성장기에 습득된 후천적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아기가 자라 성(性) 정체성을 갖게 되면서부터는 같은 성별 집단에 속해야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낀다. 
      그 기준이 부모들이 제시한 분홍색이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남녀 구분이 심하지 않은 곳에서 자랐던 여자 
      아기도 어느 단계가 되면 대부분 분홍색을 좋아하게 된다.
      요즘엔 선천적인 요인과 후천적인 요인의 결합으로 설명하는 과학자들이 많다. 곽금주 서울대 교수(심리
      학과)는 "여성은 망막에 남성보다 색에 민감한 P 세포가 많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원시시대에 여성이 
      과일을 잘 찾으려면 꽃이 피는 걸 먼저 알아야 했을 것"이라며 "여성의 눈이 남성보다 색에 민감해진 것도 
      그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다음은 교육의 효과다. 곽 교수는 "선천적으로 색에 민감하게 태어난 여자 아이가 성 정체성을 찾는 
      시기에 주변에 흔한 분홍색을 선호 색으로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여성이 분홍색을 선호하는 것은 사실로 보인다. 그렇다면 여성을 대상으로 한 
      광고나 캠페인에는 분홍색을 써야 할 것이다. 특히 여성만 걸리는 유방암 예방 캠페인의 상징이 분홍색 
      리본인 것은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된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대의 스테파노 푼토니(Puntoni) 교수는 지난해 '마케팅 
      연구 저널'에 "분홍색으로 된 유방암 예방 광고를 본 여성은 질병에 대한 경각심이 중성적(中性的)인 색
      으로 한 광고를 봤을 때보다 더 줄어든다"고 밝혔다. 
      질병연구에 대한 기부금도 분홍색 광고에서 더 적었다.
      이는 '위협에 대한 심리적 방어 작용'으로 설명된다. 분홍색을 자신과 동일시하다 보니, 유방암이라는 위협
      에서 벗어나려고 오히려 분홍색 광고를 회피한다는 것이다. 이와 달리 위협이 되지 않는 립스틱 광고에 분
      홍색을 쓰면 여성 소비자의 호응이 높았다.
      양윤 이화여대 교수(심리학과)는 "'담배를 피우면 폐암에 걸린다'고 위협만 하지 말고 '금연하면 폐암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식으로 해결책을 알려줘야 캠페인이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분홍색도 가려 써야 봄 처녀의 마음을 얻을 수 있나 보다. 
      
      ◎  출처: 조선닷컴,이영완 산업부 기자, 입력 : 2012.03.01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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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돌고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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