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은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술 중 하나이다. 구약성경의 노아 시대에 이미 포도원을 가꾸고 포도주를 만들어 마셨다는 것이 가장 오래된 와인에 관한 기록이지만, 누가 언제 처음 와인을 만들어 냈는지는 알 수 없다. 와인을 오랫동안, 맛있게 보관하기 위해 만들어 진 것이 바로 코르크다. 코르크는 코르크나무에서 얻는데, 17세기 프랑스 상퍄뉴 지역의 오빌레 수도원의 수도승인 동 페리뇽(Dom Pérignon)에 의해 처음 사용됐다. 최근 미국과 호주 지역의 와인 생산업체에서 돌려서 따는 스크루 캡을 코르크 대신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코르크 마개의 몇 가지 단점에서 비롯한 것이다. 주로 알루미늄 캡을 사용하는 캐주얼한 와인이야 병을 따는 데 큰 문제는 없지만, 대부분의 와인이 사용하는 코르크 마개를 잘 따기 위해서는 몇 가지 지식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
와인 오픈을 위한 도구
와인 오프너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T자형 스크루는 가장 간단한 도구이지만 오로지 힘으로만 마개를 따야 하기 때문에 사용이 만만치 않다.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한 레버식 스크루는 코르크에 스크루를 코르크에 박아 넣으면 자동으로 올라오는 날개를 눌러 주기 때문에 쉽게 마개를 딸 수 있다. 윙 스크루와 그의 변형인 래빗 스크루가 편리한 사용을 자랑한다면 두 개의 칼날을 코르크 마개와 병 사이의 틈에 집어넣어 돌려 코르크를 빼 내는 아소(Ah-So 혹은 Twin prong cork puller)는 주로 오래된 빈티지 와인을 딸 때 사용한다. 최근에는 자동으로 호일 커팅과 코르크 마개를 뽑아내는 전동식 와인 오프너까지 등장한 상태이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가장 폼 나게 와인을 오픈하는 방법은 톱니 모양의 호일 커터기가 달린 웨이터스스크루, 일명 소믈리에나이프(Sommelier knife)를 사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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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와인오프너. 좌로부터 아소(Ah-So), 래빗 스크루, 소믈리에나이프, 소믈리에나이프와 호일 커터.
일반 와인 마개 잘 따는 법
1) 호일을 커팅한다. 나이프에 달려 있는 작은 칼이나 빨래집게 모양의 호일 커터기를 이용하면 된다. 병의 목 부분을 보면 보통 두 개의 홈이 나 있는데, 나이프식 커터기를 사용 하는 경우에는 위에서 두 번째 홈 부분을 따라 잘라내는 게 좋다. 병 입구에 호일이 너무 가깝게 붙어 있으면 와인을 따를 때 호일을 따라 와인이 흐를 수도 있다. 병목을 따라 칼날을 한 바퀴 돌려 준 다음 세로 방향으로 그으면 호일 윗부분을 깨끗하게 제거 할 수 있다. 집개식 커터기는 첫 번째 홈에 양 날을 걸쳐 빙빙 돌려주면 호일을 벗겨 낼 수 있다.
2) 코르크가 나타나면 가능한 정 가운데 스크루를 박는다. 숙련자라 해도 정 가운데 스크루를 꽂는 것은 쉽지 않지만, 가능한 중심을 시작점으로 잡는 것이 마개를 한결 수월하게 딸 수 있는 방법이다. 스크루를 곧게 세워 시계방향으로 돌려가며 박기 시작한다.
3) 스크루 나사의 한 칸 정도 깊이까지 박아 넣으면 지렛대의 1단 부분을 병목에 걸친다. 왼손으로 병목과 지렛대 부분을 단단히 잡고 오른 손으로 소믈리에나이프의 손잡이를 위쪽으로 밀어 올리면 코르크가 딸려 나오기 시작한다. | |
4) 코르크가 중간 쯤 나오면, 지렛대 2단 부분을 병목에 걸고 손잡이를 다시 위로 올리면 남아있던 코르크 부분이 올라온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지렛대 1단 부분과 2단 부분이 마치 관절처럼 꺾어지기 때문에 곧게 편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칫 손이 다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1단, 2단 구분이 없는 지렛대라면 스크루 나사를 중간까지 박은 다음 일차적으로 손잡이를 올려 빼 낸 다음 남은 스크루 나사를 마저 박고 다시 한 번 빼내면 된다.
5) 와인 푸어러(pourer)는 와인을 보다 깔끔하게 따라 낼 수 있게 도와주는 도구로, 병 입구에 넣고 와인을 따르면 된다. 와인 푸어러가 없다면 와인을 깔끔하게 따르는데 약간의 요령과 연습이 필요하다. 와인은 잔에 너무 많이 따르기 보다는 잔이 볼록해지는 정도 선까지만 따르는 것이 보기도 좋고 건배할 때 소리도 좋아진다. | |
사실, 와인 마개를 딸 때 가장 난감한 경우는 스크루를 코르크에 박고 돌리던 중 코르크가 부서져 버리는 현상이다. 이는 대부분 와인 보관 방법이 잘못돼 코르크가 말라 부식된 상태에서 힘이 가해져 일어나는 일이다. 와인을 보관할 때 병을 뉘어놓는 것은, 코르크가 와인과 접촉함으로써 수분에 의해 코르크가 팽창해 병과 코르크 사이의 틈을 완전히 없애기 위해서다. 만약, 오랫동안 코르크가 수분과 접촉하지 못하게 되면 코르크가 말라버려 부서질 수도 있는 것이다. 또 코르크의 미세한 틈에 존재하는 곰팡이 균인 TCA(Trichloranisole)에 의해 코르크가 썩으며 부식되는 경우도 있다. 전체 와인 중 5~10% 정도가 이 곰팡이 균에 노출돼 있는데 이로 인해 코르크가 상하면서 퀴퀴하고 불쾌한 향이 날 수도 있다.
와인을 따는 도중 코르크가 부서졌다면, 일단 부서진 코르크를 제거하고 다시 오프너를 넣어 약한 힘으로 조심해서 따야 한다. 코르크가 부서져 병 안으로 들어갔다면 와인 디켄터를 이용해 불순물을 걸러내고 와인을 마시면 된다.
샴페인 마개 잘 따는 법
샴페인을 비롯한 발포성 스파클링 와인을 딸 때는 별도의 오프너가 필요 없다. 하지만 샴페인 등 스파클링 와인 병 안에는 강한 압력이 형성돼 있기 때문에 자칫 폭발과 함께 귀한 와인의 상당 부분을 그냥 흘려버릴 수 있으니 조심해서 따야 한다.
1) 샴페인 등 스파클링 와인은 마시기 전에 얼음물에 병째 담가 어느 정도 칠링(chilling)해 둔다. 칠링하지 않은 상태에서 마개를 따면 병 내 공기압이 높아져 폭발의 위험성이 있다. 보통 8~10℃가 가장 안전하고 맛있게 샴페인을 마실 수 있는 온도. 수돗물의 온도가 보통 15℃ 정도 되니 참고하면 된다.
2) 얼음물에서 꺼낸 병을 깨끗이 닦은 다음 손으로 호일을 벗겨낸다. 보통 호일 부분을 살펴보면 쉽게 벗겨낼 수 있도록 실 같은 것이 나와 있다.
3) 샴페인의 코르크는 강한 압력을 버티기 위해 철사로 묶여 있다. 동그란 손잡이 부분이 있어 꼬인 부분을 돌리면 철사를 벗겨 낼 수 있는데, 이때 코르크가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튀어 나올 수 있으니 손바닥이나 엄지손가락으로 코르크 윗부분을 단단히 누르면서 철사를 벗겨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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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철사와 메탈 캡을 벗겨낸 다음에는 한 손으로 병 아랫부분을 단단히 잡고 한 손으로 병 입구를 잡은 상태에서 코르크를 좌우로 살짝 돌리면 압력에 의해 마개가 슬슬 위로 빠져 나온다.
5) 마개가 거의 다 빠져 나올 때지 코르크를 위에서 눌러 튀어나오지 않게 해야 한다. 너무 빨리 열리면 거품이 생겨 넘쳐흐를 수 있다. 끝까지 기다렸다가 살짝 비틀어 주면 ‘펑’하는 듣기 좋은 소리와 함께 코르크가 완전히 빠져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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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다 남은 와인 보관 방법
마시다 남은 와인은 깨끗한 코르크로 다시 막아 세워서 보관하면 된다. 코르크가 부서졌거나 다시 사용하기 찜찜한 경우에는 와인 스토퍼(wine stopper)라고 하는 마개를 이용해 막아 둔다. 또 진공마개를 꽂아 펌핑해 공기를 빼 주면 좀더 오래 보관할 수 있다. 마시다 남은 와인을 언제까지 먹을 수 있는 가는 보관 방법과 개인의 취향에 따라 정해 진다. 와인 셀러에 넣어 두는 것이 제일 좋다. 전용 셀러가 없다면 온도의 변화가 적은 곳에 보관한다. 일단 마개를 딴 와인은 잘 보관하면 2주 까지도 가능하나, 가능한 빨리 와인의 맛이 변하기 전 마시는 편이 좋다. 샴페인 코르크는 결코 다시 사용할 수 없다. 샴페인 코르크를 살펴보면 양송이 모양으로 생겼는데 이는 강한 압력에 버티기 위해 병목의 둘레보다 훨씬 굵은 코르크를 박아 두었기 때문이다. 손으로는 다시 같은 병에 코르크를 넣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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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일랑 / 프리랜서 에디터
- 이화여대를 거쳐 성균관대학원에서 공연예술을 공부했다. <프라이데이> 등에서 10년 넘게 매거진 에디터로 일하면서 라이프스타일과 여행 관련 분야의 글을 써 왔다. 저서로 <소도시 여행의 로망>(시공사)가 있다.
출처 ... http://cafe.daum.net/aureu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