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은 지금 설(雪), 설(雪), 설(雪)
한라산은 지금 몸살을 앓는다.
눈이 너무 많이 내려서 그 무게에 몸살을 앓고
그 눈 구경 나선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또 몸살을 앓는다.
하지만 몸살을 앓고 있는데도 들리는 것은 온통 즐거운 비명 뿐이다.
그러나 산은 언제나 말없이 우리를 반겨주는 곳.
이 겨울,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고 싶으면 한라산으로 가자.
꼭 정상을 밟아야 할 일이 있을까?
그냥 눈 속에 파묻히며 걷다가 힘에 부치면 아무데서나 돌아선들 누가 뭐랄까.
이른 아침에 피어나는 상고대를 보며 발걸음 내딛으면
겨울에 갇혀버린 낙엽조차도 아름답게 보이는 정경을 그저 즐기면 될일이다.
앙상해버린 숲에는 눈꽃이 피어
둘러보는 사위는 그저 아름다울 뿐이다.
밀가루 반죽으로 버무린 솜씨라 해도 좋고
설탕 가루를 뿌려놓은 맛깔스런 모습이라 해도 좋고
하얀 생크림 위에 얹어놓은 데코레이션이라 해도 좋을 풍경이 눈길을 잡고 발길마저 잡는다.
바라보는 세상은 하얀 캔버스.
볼품없는 나뭇가지조차 멋드러진 작품이 되고마는
세상에서 가장 너른 전시장이다.
북풍한설 모진 바람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걸작.
붙어있던 눈은 바람에 날려 사라져야 할텐데도
되레 그 바람에 맞서 이루어낸 결정은 그래서 더욱 빛난다.
바람이 불어 수면에 물결이 생긴다면
바람 불어 눈 위에 생겨난 저 흔적은 눈결이라 부르면 제격이다.
이따금씩 불어오는 바람에 흩날리는 눈발은
또 다른 작품을 만들어 내려는 지우개 같은 현란한 몸놀림.
한라산에는 지금 휴혹의 손길이 한창이다.
여유롭게 걷기만 하면 된다.
마음껏 즐기기만 하면 된다.
사진 / Zapari / 한라산 어리목-윗세오름 등반코스에서
무상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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