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남산 서울타워를 갔다가 자물쇠로 거대한 벽과 나무가 만들어진 것을 보았다.
소유나 구속에 용도로 팔리는 철물점 용품이, 어떤 계기로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
타워 기념품으로 팔리게 되었는지 나는 모른다.
하지만 사랑이 저렇게 자물쇠 한통으로 마무리 된다고 생각하면 순진한 바램일 것이다.
왜 하필 서울에서 가장 높은 남산 서울 타워일까?
그 이유가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을 찾는 변치않는 사랑을 기원한 것이라면,
사랑도 하늘의 구름 처럼 변화 무쌍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사랑은 솜사탕 같은 흰구름처럼 뭉게뭉게 피어올라 주변이 온통 환한
한 폭의 풍경화 배경이 되기도 하지만, 시커먼 먹구름으로 엎드려
지루하게 고기압과 저기압을 오가면서 끊임없이 바람에 휩쓸리고,
가끔은 원치 않는 비도 뿌려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저렇게 자물쇠를 잠그고 열쇠를 던져버리면, 만약 사랑을 잃고
다시 이곳을 찾았을때 그것을 용접봉으로 끊어야 하나? 아니면
옛사랑의 녹슨 자물통은 버려두고 새로운 자물통을 걸어야 하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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