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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

웃어봐요 2010. 7. 16. 22:00

 

 

 



능소화

옛날 옛날 복숭아 빛 같은 뺨에
자태가 고운 '소화'라는 어여쁜 궁녀가 있었답니다
임금의 눈에 띄어 하룻밤 사이 빈의 자리에 앉아
궁궐의 어느 곳에 처소가 마련되었으나
어찌된 일인지 임금은 그 이후로 빈의 처소에 
한번도 찾아 오지를 않았다고 합니다



빈이 여우같은 심성을 가졌더라면
온갖 방법을 다하여 임금을 불러들였건만
아마 그녀는 그렇지 못했나 봅니다
혹시나 임금이 자기 처소에 가까이 왔는데
돌아가지는 않았는가 싶어 담장을 서성이며


발자국 소리라도 나지 않을까?
그림자라도 비치지 않을까?
담장을 너머 쳐다보며
안타까이 기다림의 세월이 흘러가고 있었답니다


어느 여름날 기다림에 지친 불행한 여인은
상사병으로 세상을 뜨게 되었습니다
권세를 누렸던 빈 이었다면 초상도 거창했겠지만

잊혀진 구중궁궐의 한 여인은
초상조차도 치루어 지지 않은 채 담장 가에 묻혀
언젠가는 꼭오실 임금님을 기다리겠노라’고... 
한 그녀의 유언을 시녀들은 그대로 시행했습니다


빈의 처소 담장에는
조금이라도 더 높이 더멀리 밖을 바라보며 
발자국 소리를 들으려고 
꽃잎을 넓게 활짝벌린 꽃이 피었으니

전~ 하~"가녀린 목소리가 담장을 넘는 듯
한이 많은 탓일까요
아니면 한 명의 지아비 외에는 
만지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였을까
꽃 모습에 반해 꽃을 따다 가지고 놀면
꽃의 충이 눈에 들어가 실명을 한다니 조심해야 합니다


요즈음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꽃
임금님 눈에 들어 하룻밤을 보낸 후
후궁들의 시기로 다시는 찾아오지 않는
임금을 기다림으로 평생을 살았다는
궁녀를 묻은 자리에서 피어난 이 꽃

귀를 활짝 열어 님이 오는 소리를 들으려는 듯
나팔처럼 활짝 피었다는 슬픈 전설의 꽃
구중 궁궐의 꽃 능소화의 슬픈 전설
이 꽃을 '구중궁궐의 꽃'이라 칭하는 이유가 있었답니다
 
행복하세요


      *♣* 능소화 *♣*


      중국 원산의 갈잎 덩굴 나무이다
      담쟁이덩굴처럼 줄기의 마디에 생기는
      흡반이라 부르는 뿌리를 건물의 벽이나
      다른 나무에 붙여 가며 타고 오른다.

      7~8월에 가지 끝에서 나팔처럼 벌어진
      주황색의 꽃이 핀다. 추위에 약하다

      다른 종으로 능소화보다 꽃이 조금 작고
      색은 더 붉으며 늘어지는 것이 없는
      미국 능소화 Campsis radicans Seen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