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의입산(他意入山)
바둑으로 치면 8급
말 그대로 자기는 가기싫은데 남이 가자니
할수없이 따라가는 사람
섭생입산(攝生入山)
바둑으로 치면 6급
산에 오르는게 오로지 먹는데 목적이 있는 사람.
계곡이나 경치 촣은 곳에만 가면 퍼질러앉아 먹기에 바쁘다
선수입산(選手入山)
바둑으로 치면 2급
산을 몇 개 넘었다느니, 몇 시간 걸었다느니, 자랑을 일삼고,
오로지 걷고, 또 걷고 하는데 관삼을 두는 사람
무시입산(無時入山)
바둑으로 치면 1급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산에 가는 사람
자네는 비가 오면 밥안먹느냐고 무조건 산에 가는 사람
하지만 산에대한 사랑이 커지는 사람입니다.
자아입산(自我入山)
바둑으로 치면 6단
드디어 산심을 깨닫는 단계입니다
넘어야할 산은 마음 속에 있음을 알고
높고 험한 산에 취해, 잊고있었던 사람과
산과의 관계에 눈을 뜨게 됩니다
불문입산(不問入山)
입신의 경지 9단입니다
"산 아래 산이 없고 산 위에 산이 없다" 경지입니다
산에 오르는 이유를 묻지말라는 선문답을 하며
산과 하나되어 유유자적하게 산을 즐기는 단계입니다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시 / 이원규 곡 / 안치환 노래 / 안치환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시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 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 노을을 품으려거든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바람으로 오고 피아골의 단풍을 만나려면 먼저 온몸이 달아 오른 절정으로 오시라
굳이 지리산에 오시려 거든 불일 폭포의 물 방망이를 맞으러 벌 받는 아이처럼 등짝 시퍼렇게 오고
벽소령의 눈 시린 달빛을 받으려면 뼈마저 부스러지는 회한으로오시라
그래도 지리산에 오려거든 세석 평전의 철쭉꽃 길을 따라 온몸 불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오고
최후의 처녀림 칠선 계곡에는 아무 죄도 없는 나무꾼으로 만 오시라
진실로 진실로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섬진강 푸른 산 그림자 속으로 백사장의 모래알 처럼 겸허하게 오고
연하봉의 벼랑과 고사목을 보려면 툭하면 자살을 꿈꾸는 이만 반성하러 오시라
그러나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 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이니 행여 견딜만 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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